동네한바퀴에서 소개하는 충북 옥천은 금강과 대청호를 중심으로 형성된 물의 고장이다. 강을 따라 형성된 마을들은 예부터 농업과 어업이 함께 이어져 왔고, 지금도 물길은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그중에서도 군북면 방아실마을은 대청호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은 곳이다.
방아실마을에는 직접 배를 타고 나가 민물고기를 잡아 식당을 운영하는 류도원 씨와 이병예 씨 부부가 있다. 1980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마을 일부가 수몰됐고, 도원 씨가 농사를 짓던 땅도 물속으로 사라졌다.


삶의 기반이 한순간에 바뀌었지만 그는 좌절 대신 새로운 길을 택했다. 호미를 내려놓고 그물을 들며 어부의 삶을 시작했고, 그렇게 30년 넘게 대청호를 오가고 있다.


대청호는 수질이 비교적 맑고 붕어, 누치, 빙어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계절에 따라 어획량과 맛이 달라지는데, 특히 겨울 붕어는 살이 단단하고 알이 꽉 차 별미로 꼽힌다. 수온이 낮아지면 육질이 더욱 치밀해지고 고소함이 살아나 찜 요리에 적합하다고 한다.
부부의 식당에서 내는 대표 메뉴는 알배기 붕어찜이다. 그날 잡은 붕어에 직접 농사 지어 말린 시래기를 넣고 푹 끓여낸다. 양념은 지나치게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게 조절해 재료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오래 끓인 국물은 칼칼하면서도 구수하고, 시래기에는 깊은 맛이 배어 있다. 무엇보다 알이 꽉 찬 붕어는 고소함을 더해 이 집만의 특징으로 손꼽힌다.


이 음식은 단순한 지역 특산물이 아니라, 수몰의 아픔과 적응의 시간이 함께 녹아 있는 결과물이다. 가뭄이 들면 물 아래 잠긴 옛 집터가 모습을 드러낸다는 이야기는 이곳의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대청호는 누군가에게는 잃어버린 고향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삶을 가능하게 한 공간이기도 하다.
군북면 방아실마을의 붕어찜은 자연환경과 주민의 경험이 결합해 만들어진 향토 음식이다. 신선한 재료와 오랜 세월 쌓인 손맛이 더해져 완성되는 한 그릇은 이 지역의 현재와 과거를 동시에 보여준다.


동네한바퀴가 전한 옥천의 이야기는 특별히 화려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삶의 무게와 진정성만큼은 깊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