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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로그 선재 스님 대한민국 1호 사찰음식 명장 절 사찰 위치

son45 2026. 2. 25. 22:02

요즘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찰음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름기 적은 채식 위주의 식단이라는 점도 이유지만, 그보다 더 큰 매력은 음식에 담긴 태도와 철학이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선재 스님이다. 대한민국 사찰음식 명장 1호로 알려진 그는 요리를 기술이 아닌 수행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그 이야기를 직접 듣기 위해 경기도 남양주 불암산 자락에 자리한 불암사을 찾았다.

 

 

절에 들어서는 순간, 분주했던 일상의 리듬이 자연스레 느려졌다. 법문에 앞서 스님이 건넨 한마디는 단순하지만 묵직했다. “그릇을 먼저 비우세요.” 더 많은 레시피를 배우겠다는 기대, 맛에 대한 고정관념을 내려놓으라는 뜻이었다.

사찰음식은 무언가를 더 채우는 일이 아니라 덜어내는 과정에 가깝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음식은 손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완성된다는 의미였다.

 

이후 스님은 비구니 수행도량인 대원사에서 동안거 중인 스님들을 위한 대중공양을 준비했다. 겨울철 석 달 동안 외출 없이 수행에 집중하는 시기인 만큼, 음식도 수행을 돕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70인분, 8가지 메뉴를 마련하는 과정은 분주했지만 기준은 분명했다.

자극적인 맛을 피하고, 오랜 좌선으로 약해질 수 있는 소화 기능을 고려해 양배추와 무처럼 부담이 적은 재료를 활용했다. 간은 세지 않게,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음식은 화려함이 아니라 배려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1대1로 배운 연근 수제비와 톳 무침, 시금치 무침도 마찬가지였다. 스님은 끊임없이 간을 보게 하며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편안한 맛이 무엇인지 느껴보라”고 말했다.

사찰음식에는 기본 원칙은 있지만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 사람과 계절, 장소에 따라 맛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철 식재료를 쓰고,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장 문화와 저장 음식의 지혜를 이해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사 자리에서 언급된 참기름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가격이 비싸다는 사실보다, 한 병이 완성되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정성을 생각해보자는 말이었다. 긴 기다림과 사람의 손길이 모여 만들어진 식재료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것, 그것 또한 수행의 일부라는 뜻일 것이다.

 

 

이번 취재를 통해 느낀 점은 분명하다. 사찰음식은 특별한 조리 기술이 아니라 마음가짐에서 출발한다는 것. 비움으로 시작해 감사로 마무리되는 한 그릇. 그 단순한 진리가 오히려 가장 깊은 맛으로 남았다.

 

▶불암사

경기 남양주시 불암산로 190

031-527-8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