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속초 특집 2부는 관광객의 시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시간이 쌓인 공간을 비춘다. 화려한 해변이나 유명 시장이 아닌 골목 안 식당에서 속초만의 색다른 음식 이야기가 시작된다.

바로 이곳에서 탄생한 메뉴가 ‘문어국밥’이다. 바다 도시 속초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면서도, 우리가 익히 알던 해산물 요리와는 또 다른 결을 지닌 한 끼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문어국밥은 기본적으로 한우 양지와 사골을 오랜 시간 고아 만든 육수를 사용한다. 국물은 지나치게 기름지지 않도록 여러 차례 걷어내 깔끔함을 살리고, 깊은 맛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다.



여기에 신선한 문어를 적당한 두께로 썰어 넣는다. 문어는 삶는 시간이 조금만 어긋나도 질겨질 수 있기 때문에, 식감 유지를 위해 세심한 조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완성된 한 그릇은 소고기의 구수함과 문어 특유의 시원함이 조화를 이루며,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을 낸다. 속이 편안해 해장 메뉴로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오정은 씨는 2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 온 인물이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IMF 이후 남편의 건강 문제로 속초에 정착했다. 연고 없는 도시에서 새로운 생계를 고민하던 그는 국밥 장사를 선택했다.
속초에서는 제사상에 문어를 올리는 풍습이 있는데, 이 지역적 특징이 메뉴 개발의 단초가 됐다. 평소 국밥을 즐겨 먹던 부부의 취향과 지역 식재료가 만나 문어국밥이라는 새로운 조합이 탄생했다.



초창기에는 생소한 이름과 구성 때문에 손님들의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 하루 판매량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날도 이어졌다. 그러나 육수 농도 조절, 문어 손질 방식 개선, 재료 관리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통해 점차 맛의 완성도를 높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단골 손님이 생겼고, 이후 입소문을 통해 외지 방문객의 발길도 이어졌다. 현재는 속초를 찾는 이들이 한 번쯤 검색해보는 지역 별미로 자리 잡았다.
문어국밥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특별한 조미료나 화려한 비법이 아니라 기본에 대한 고집에 있다. 좋은 재료를 쓰고, 매일 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정성을 들이는 과정이 쌓여 신뢰를 만들었다.



빠르게 변하는 외식 시장 속에서도 한 자리를 지켜온 배경에는 이러한 꾸준함이 있다. 속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단순히 유명 관광지만 둘러보기보다 지역의 이야기가 담긴 음식 한 그릇을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속초문어국밥
강원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43
0507-1382-8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