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은 전라남도 장흥에서 자신만의 철학으로 목장을 일구고 있는 조영현 씨의 삶을 조명했다. 올해 일흔셋인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였지만, 17년 전 아내 이은경 씨와 함께 연고도 없는 장흥으로 내려왔다. 은퇴 후의 삶을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

그가 귀농을 결심한 데에는 오랜 직장 생활이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 목초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며 초식동물인 소가 풀을 먹고 자라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라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그렇게 암송아지 12마리로 시작한 작은 목장은 이제 150마리가 넘는 소를 키우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 목장의 가장 큰 특징은 사육 방식이다. 일반적인 관행 농가에서 사용하는 배합사료 대신, 조 씨는 소에게 풀만 먹인다.

성장 속도는 더딜 수 있지만 소 본연의 생태에 맞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따른다. 풀을 먹여 키운 목초육은 지방이 적어 마블링이 낮게 형성되는데, 현행 등급제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기 쉽지 않다.

그만큼 판로 확보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그는 ‘소답게 키우는 것’이 자신의 신념이라며 흔들림 없이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곁에는 늘 아내 이은경 씨가 있다. 두 사람은 스위스 요들을 배우는 모임에서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다. 노래와 등산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가까워졌고, 지금도 틈만 나면 함께 요들을 부르며 시간을 보낸다.
알프호른 연주 역시 부부가 함께 즐기는 취미다. 낯선 지역에서 시작한 귀농 생활이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새로운 터전을 일궈왔다.

조영현 씨의 하루는 새벽 목장 점검으로 시작해 사료 대신 풀 상태를 살피는 일로 이어진다. 계절에 따라 풀의 상태가 달라지기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소 한 마리 한 마리의 건강을 직접 확인하는 것도 그의 중요한 일과다. 규모가 커졌어도 초심은 변하지 않았다.

방송은 단순히 한 목장의 운영 방식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한 한 사람의 신념, 그리고 그 곁을 지키는 배우자의 동행을 함께 보여준다.

빠른 성장과 높은 수익보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식을 택한 그의 선택은 귀농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서울에서의 삶을 내려놓고 장흥의 들판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조영현 씨. 그의 이야기는 결국 진심이 통한다는 믿음, 그리고 자연의 이치에 맞춘 삶이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소를 키우는 일이 곧 자신의 운명이라 말하는 그의 일상은 오늘도 묵묵히 이어지고 있다.
▶풀로만목장
전남 장흥군 대덕읍 월정2길 28-25
0507-1363-4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