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삼합열전 1부, 두부를 부탁해’ 편에서는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경주에서 특별한 음식으로 자리 잡은 두부삼합 이야기가 소개됐다.

경주는 신라가 천 년 동안 수도로 삼았던 역사 깊은 도시다. 도시 곳곳에는 오래된 문화유산과 전통이 남아 있으며, 그와 함께 지역의 특색을 담은 음식 문화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주에서 만나볼 수 있는 두부삼합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지역의 재료와 한 가족의 정성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특별한 한 상으로 알려져 있다.


두부삼합을 선보이는 김정윤·최성자 부부는 원래 도자기를 만들던 도예가였다. 도자기 작업실을 찾는 손님들에게 간단한 음식을 내어주던 것이 계기가 되어 식당을 운영하게 됐다고 한다.
손님들이 음식 맛에 감탄하며 식당을 해보라는 이야기를 건넨 것이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되었고, 그 이후 부부는 자신들만의 음식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두부를 중심으로 한 음식을 만들게 된 배경에는 경주의 역사에서 비롯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신라 금관 장식에 달린 ‘곱은옥’이 콩 모양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콩을 활용한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부부는 콩으로 만드는 두부에 집중하며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점차 자신들만의 두부 맛을 완성해 나갔다.
특히 두부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소금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도자기를 굽던 가마를 활용해 소금을 직접 구워 사용했는데, 여러 번의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두부의 맛을 가장 잘 살리는 구운 소금을 찾게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부는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하면서도 깊은 고소함을 지니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두부삼합을 이루는 재료 역시 경주의 지역색을 잘 보여준다. 먼저 경주 특산물인 가자미로 만든 가자미식해가 함께 곁들여진다. 발효 과정을 거친 가자미식해는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 있어 담백한 두부와 잘 어울린다.


여기에 부드럽게 삶아낸 수육이 더해지면 두부와 가자미식해, 수육이 어우러진 두부삼합이 완성된다. 서로 다른 맛과 식감이 조화를 이루며 색다른 풍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곳의 식탁에는 음식뿐 아니라 가족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다. 도예가인 아버지가 직접 빚은 그릇에 딸 서빈 씨가 그림을 더해 완성하고, 그 위에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담긴다. 가족이 각자의 손길로 완성한 그릇과 음식이 어우러지면서 한 상의 식탁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경주는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속에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음식 문화가 함께 존재한다.


두부삼합 역시 화려한 요리는 아니지만 정성과 시간,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음식이다. 경주를 찾는다면 역사적인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과 함께 이런 음식 속에 담긴 이야기를 경험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고두반
경북 경주시 대기실3길
0507-1396-7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