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050미터 산꼭대기. 눈이 하얗게 쌓인 풍경처럼, 한 남자의 삶도 이곳에 조용히 쌓여 있었다. 찬 바람이 매섭게 불어오는 길을 한 시간가량 걸어 올라가자, 드디어 그의 집이 나타났다.

자연인 최무진(72) 씨의 소박한 터전이다. 화목 보일러 옆에는 장작이 가득 쌓여 있어, 이미 겨울 준비를 모두 끝냈음을 알 수 있었다.
계절마다 직접 채취한 약초를 넣어 끓인 건강 차를 마시는 그의 하루. 혹독한 자연 속에서도 이렇게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무진 씨는 어린 시절부터 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일터로 나가야 했다. 탄광에서부터 화물차 운전, 철공소, 장비 공장까지, 그의 젊은 시절은 쉬지 않고 이어진 고된 노동의 연속이었다.


목표는 단 하나, 돈을 최대한 많이 버는 것. 하지만 건강을 잃은 채 달려온 결과, 그의 몸은 점점 망가져갔다. 통나무를 실다 허리를 다쳐 3년 동안 누워 지냈고, 장비 공장 기계에 팔이 끼이는 사고로 지금도 손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심근경색으로 세 번의 스텐트 시술을 받아야 했을 정도였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그는 고향에서 알고 지냈던 스님을 찾아갔다. 스님은 추운 겨울에도 천막 하나와 촛불 두 개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전까지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최무진 씨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왜 그 사람은 단 두 개의 촛불로 만족할 수 있었을까?” 그때 그는 비로소 깨달았다.


진정한 부는 돈이 아닌, 물과 불, 한 잔의 차, 햇빛과 함께 자신의 몸을 돌보는 삶이라는 것을. 그렇게 도시를 떠나 산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제 그의 하루는 아침 지붕 위의 눈을 치우고, 연통 속 얼음을 깨는 일로 시작된다. 개조한 자연 냉장고에서 각종 장을 꺼내 건강식을 준비하고, 해발 1,050미터 정상까지 걸어 올라 태양의 기운을 느낀 뒤 집으로 돌아온다.
이후 당귀, 작약, 삼지구엽초, 접골목 등 약초를 한 움큼씩 넣어 끓인 차를 마시는 것이 그의 소소한 일상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