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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탐구 집 순창 네모 여관집 게스트 하우스 예약 및 연락처

son45 2026. 4. 14. 20:21

건축탐구 집에서는 전북 순창에 자리한 오래된 미음자 형태의 한옥과 여관이 함께 남아 있는 특별한 공간을 만나 본다. 1938년에 지어진 이 집은 당시 현감이 거주하던 곳으로,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1960년대에 새롭게 지어진 디귿자 형태의 여관 건물까지 더해져, 한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시대의 건축 양식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현재 이곳의 주인은 과거 의류 사업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홍성순 씨다. 그는 백화점에서 20년 넘게 일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왔지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을 계기로 인생의 방향이 크게 바뀌었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고, 결국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약 27년 만에 다시 찾은 순창에서 그는 오랜 시간 방치되어 있던 이 여관과 한옥을 매입하게 된다.

처음 마주한 집의 상태는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건물 역시 손볼 곳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이 공간이 가진 시간의 흔적을 없애기보다는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정비를 시작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구조를 보강하고, 남길 수 있는 부분은 그대로 보존하며 새로운 용도를 더해 공간을 재구성했다.

 

 

본채 내부에는 과거의 생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서까래에 남은 그을음은 이곳이 부엌이었음을 보여주고, 현재는 거실 겸 공용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청마루 형태의 방은 일부 벽과 기둥만 남겨 독특한 개방감을 주며, 옛 창구로 사용되었을 법한 공간은 작은 서재로 꾸며졌다. 오래된 문틀과 마당의 바닥 자재 역시 가능한 한 손질해 다시 사용했고, 지붕 또한 전통 방식으로 복원해 원래의 분위기를 되살렸다.

전체적으로 원형 보존에 집중했지만, 한 가지 크게 바뀐 공간이 있다. 바로 부엌이다. 그는 약 10여 년 전 직접 콘크리트 싱크대를 제작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

장비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손으로 시멘트를 반죽해 작업을 진행했고, 벽면은 직접 페인트를 덧칠해 자연스러운 질감을 살렸다. 전통과 현대적인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부분이다.

 

 

이 집을 선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과 열악한 상태에 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지만, 머릿속에 계속 남는 풍경이 있었다. 마당 한가운데 서 있는 자목련 나무였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생활을 위해 나무를 팔고 눈물을 흘리던 기억은 그에게 깊게 남아 있었다. 결국 그는 이 나무가 있는 집을 지키기로 결심했고, 어머니는 이곳에서 여러 해 꽃이 피는 모습을 지켜본 뒤 생을 마감했다.

지금의 이 공간은 단순한 주거지를 넘어 한 사람의 삶과 가족에 대한 기억, 그리고 시간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담긴 장소로 남아 있다. 오래된 건축물을 유지한다는 것은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다.

 

<금산여관>

전북 순창군 순창읍 옥천로 12-8

063-653-2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