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에는 단군의 세 아들이 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삼랑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삼랑성 주변으로는 정족산에서 내려오는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며, 오랜 세월 마을 사람들과 성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예부터 성을 쌓을 때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풍부하고 깨끗한 식수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삼랑성의 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이 지역 사람들의 삶과 안전을 지켜온 소중한 존재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는 이 맑고 맛 좋은 물 덕분에 예부터 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방문객에게도 사랑받는 곳입니다.
정족산 자락에는 1,600여 년의 세월을 견뎌온 전등사가 있습니다. 전등사 주변에는 지금도 오래된 우물이 남아 있는데, 지불 스님은 이 물이 어떤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았다고 전합니다.


실제로 사찰음식을 연구하며 17년간 전등사와 함께한 사찰음식 연구소 팀장 정주미 씨(57)는 전등사의 샘물을 높이 평가하며, 이 물 덕분에 사찰음식이 더욱 깔끔하고 청량한 맛을 낸다고 말합니다.
정족산 물로 자란 채소와 나물, 버섯강정, 순무김치로 만든 사찰 밥상은 물맛의 순수함을 그대로 담아내어,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물이 음식의 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같은 물은 온수리의 오래된 양조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양조장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2대 사장인 양재형(85) 어르신은 양조장 안의 우물과 물맛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릅니다.

현재 3대 사장인 막내 아들 양태석(51) 씨는 이 물맛을 지키는 일을 자신의 몫으로 여기며, 백 년이 넘는 양조장의 전통과 맛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족산에서 시작된 물은 이렇게 사람들의 손과 시간 속에서 흐르며, 같은 자리에서 변치 않는 맛과 청량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삼랑성과 전등사, 그리고 온수리 양조장까지 이어지는 정족산 물의 여정은 단순히 ‘깨끗한 물’이 주는 편리함을 넘어, 세대를 잇는 삶의 중심이자 문화적 자산임을 보여줍니다.


한 모금의 물이 만들어내는 맛과 기억, 그리고 그것을 지켜온 사람들의 노력은 강화 길상면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오늘도 정족산 물은 같은 자리에서 흘러, 음식과 사람, 전통을 이어가는 숨은 주인공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금풍양조장>
인천 강화군 길상면 삼랑성길 8
0507-1374-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