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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자연인 전정하 얼음 왕국 생존기

son45 2026. 2. 11. 14:31

전쟁의 소용돌이조차 피해 간 깊고 외진 산골, 이곳은 겨울이 길어 5월까지도 눈이 쌓여 있는 지역이다. 앙상한 나뭇가지와 매서운 바람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조차 자취를 감춘 이곳에서 거침없이 산천을 누비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자연인 전정하(59) 씨다. 얼어붙은 강을 깨고 뛰어드는 그의 모습과 선 굵은 인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상남자’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강인한 산골 사나이가 아니다. 한때 음대 진학을 꿈꿨던 감성적인 소년이기도 했다.

 

전정하 씨는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과 열정이 남달랐다. 남들이 하는 일은 다 해보고 싶었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았다. 복싱, 그림 등 다양한 활동을 시도했지만 가장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음악이었다.

단복이 멋져 보여 시작한 밴드부 활동은 그에게 음악적 열정을 심어주었고, 자연스럽게 음대 진학까지 꿈꾸게 했다. 그러나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현실은 그의 꿈을 쉽게 펼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먹고살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고, 그는 예술적 열정을 가슴 한켠에 담아둔 채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했다.

그가 선택한 일은 건축물에 유리를 설치하는 일이었다. 매형의 권유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전정하 씨는 단순히 배우기만 하지 않고 기술을 차근차근 습득하며 현장에서 직접 손을 움직였다.

이후 독립해 자신만의 사업체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삶을 꾸렸지만, 이 또한 순탄치만은 않았다. 현장에서의 사고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4층 높이에서 추락하면서 양쪽 뒤꿈치뼈가 부러지고 수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으며, 1년 반 이상 병상에 누워야 했다. 재활을 통해 현장에 복귀했지만 다리가 쉽게 저려 예전처럼 일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사고는 그에게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녀들이 모두 장성하고 안정된 삶을 꾸리자, 그는 고향인 깊은 산골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현장에서 배운 건축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집을 짓고 터를 잡았다.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거실과 토굴을 확장해 만든 아지트는, 그간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감성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자연을 화폭에 담으며 느긋한 아침을 보내고, 시간이 없어 미뤄두었던 기타 연주와 노래를 다시 시작하며 음악적 열정을 되살린다. 청춘의 기억을 담은 노래를 들으며 깊은 감상에 젖는 시간도 가진다.

하지만 그의 삶이 단순히 정적인 활동으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발목 재활을 위해 꾸준히 산행을 이어가며 산과 강이 제공하는 자연의 보물을 직접 채취하고 즐긴다.

 

 

야성과 섬세함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진정한 행복을 누린다. 전정하 씨의 삶은 단순한 자연인으로서의 생존기를 넘어, 꿈과 열정을 잃지 않고 재구성한 인생 2막의 기록이기도 하다.

깊은 산골에서의 삶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듯 보이지만, 전정하 씨에게 이곳은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다.

 

어린 시절의 음악적 감성과 현장에서 쌓은 기술, 자연 속에서의 체력과 생존 능력이 조화를 이루며 그만의 방식으로 삶을 완성해 나간다. 이처럼 그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거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진정한 자신다운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

전정하 씨의 이야기는 단순히 산속에서 살아가는 ‘자연인’의 기록이 아니라, 현실의 어려움과 사고로 인한 제약 속에서도 꿈과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 한 인간의 성장과 회복의 이야기이다.

 

자연 속에서 야성과 감성을 동시에 느끼며 살아가는 그의 일상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삶의 본질과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교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