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시 공덕면은 끝없이 펼쳐진 평야로 유명하다. 멀리까지 이어지는 지평선과 탁 트인 들판 사이, 마을 사람들이 오랫동안 드나든 작은 가게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동네 슈퍼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정육 코너와 식당이 함께 운영되는 독특한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이곳은 ‘슈퍼식당’이라 불리며, 수십 년간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 가게는 약 25년 전, 단순한 슈퍼로 시작했다. 생활용품과 과자를 판매하는 작은 공간이었지만, 점차 손님들의 요청이 더해졌다.

농사일을 마친 주민들이 “간단히 밥도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부탁하자, 주인장은 집밥처럼 정성스럽게 한 끼를 내어주기 시작했다. 그 맛과 마음이 입소문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식당 기능을 갖추게 되었고, 현재 점심시간이면 제육볶음과 김치찌개를 찾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동네 맛집이 되었다.


이 슈퍼식당의 시작과 뿌리는 남궁상순 씨에게 있다. 그는 요리 솜씨가 뛰어나기로 유명했으며, 이웃이 가져온 꿩이나 붕어 같은 재료도 능숙하게 요리로 완성했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였다. 계절마다 바뀌는 재료를 활용해 만든 요리는 신선함과 풍미를 더하며 손님들의 식탁에 정성을 담았다.
현재 가게는 딸 문상윤 씨가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어머니에게 배운 조리법을 그대로 지키며, 재료를 아끼지 않고 정성껏 손님상에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식당 앞 작은 텃밭에서 직접 기른 배추와 냉이를 그날바로 수확해 배추겉절이와 냉이달래초무침으로 만든다. 향긋한 냉이달래초무침과 아삭한 배추겉절이는 계절의 맛을 그대로 살리며, 한 끼 밥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주방은 가족의 손길로 바쁘게 돌아간다. 남편 양진석 씨가 돼지고기를 직접 손질하면, 아내는 곧바로 김치찌개와 제육볶음을 준비한다.



특히 김치찌개에는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가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집밥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 덕분에 단골 손님이 꾸준히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슈퍼, 정육점, 식당이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은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손님들은 필요한 물건을 사러 왔다가 식사를 하고, 밥을 먹으러 왔다가 장을 보는 일이 자연스럽다. 이 공간은 단순히 상업적인 장소를 넘어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도 슈퍼식당에서는 정성 가득한 한 끼가 준비된다. 세대를 이어 내려온 손맛과 가족의 정성, 넉넉한 인심이 더해져 김제 평야 한가운데서 든든한 밥집이자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쉼터로 자리한다.
<명천식당>
전북 김제시 공덕면 청공로 680-1
063-542-8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