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하나둘 도시로 떠난 뒤, 오랫동안 잊혀졌던 고향의 산은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어린 시절 소를 몰고 나무를 하러 다니던 그 숲길은, 세상에 지쳐 무너졌던 한 중년 남자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길이 됐다. 도시에서의 치열한 삶을 정리하고 돌아온 김영구(65) 씨는 멈춰 있던 시간을 천천히 이어 붙이듯, 땅을 고르고 집을 손보며 새로운 하루를 만들어가고 있다. 집 안에는 어머니의 손길이 남아 있는 장식품과 오래된 장독이 놓여 있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는 부모님의 산소가 그의 일상 한가운데 있다. 이 산자락은 그에게 단순한 고향이 아닌, 삶을 다시 붙잡게 해준 시작점이다.스물네 살에 가장이 됐던 그는 너무 이른 나이에 무거운 책임을 짊어졌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하루 12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