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의 오일장을 따라다니다 보면 유난히 긴 줄이 늘어선 호떡집을 만나게 된다. 함창장을 비롯해 상주장, 문경 점촌장, 가은장까지, 장날이면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는 이 집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장님 호떡’으로 통한다. 주인공은 올해 여든셋, 김희자 씨. 40년 세월을 반죽과 함께 살아온 그는 이제 상인들 사이에서도, 손님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회장님’이라 불린다. 희자 씨의 삶은 호떡만큼이나 뜨겁고도 질겼다. 스물두 살에 안동의 한 시골 마을로 시집와 삼대독자의 아내가 되었고, 이후 먹고살 길을 찾아 상주로 터전을 옮겼다. 남편이 광산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식당일과 파출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6남매를 키워냈다. 하지만 빠듯한 살림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아이들 밥 굶길 수 없다는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