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조용한 골목을 걷다 보면 한 번쯤 시선이 머무는 집이 있다. 주변 주택들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분위기 때문이다. 가파른 지붕 위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이끼 덕분에 멀리서 보면 초록빛 지붕을 얹은 집처럼 보인다. 이 집은 새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 1971년에 지어진 오래된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그리고 이곳은 한 해에만 7개의 건축상을 받은 건축가 정이삭의 신혼집이기도 하다. 정이삭 건축가는 2025년 여러 건축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국내 건축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주목받은 작업 대부분이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이라는 사실이다. 마치 문화재를 다루듯, 오래된 건물이 가진 시간의 흔적을 존중하며 새로운 쓰임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그..